개장 두달 단체숙박 '인기몰이'
객실 예약률 34% 전국 상위권
활주로 가까워 '불편한 환영식'
하루 서너차례 놀람·당황사태
▲ 수련·관광기능 활성화를 위해 두 달여전 개장한 수원유스호스텔이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타 지역 이용객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19일 오전 해당 유스호스텔로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이야~ 이게 말로만 듣던 전투기 소음이구나." 최근 수원시 유스호스텔을 찾아온 이용객 사이에서 이 같은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수원유스호스텔 소재지인 권선구 서둔동은 '전투기 소음영향지역'에 해당한다. 전투기가 낮게 비행하는 활주로와 가까워 그 정도가 심각하다.

결국 시설 이용객들은 전투기 소음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수련·관광기능 활성화를 위해 지어진 수원시 유스호스텔이 개장 두 달 만에 수천명의 이용객을 확보하는 '기쁜 일'과 전투기 소음이라는 '걱정스런 일'을 동시에 맞았다.

19일 시에 따르면 시는 부지매입비 290억원을 포함, 총 397억8000만원이 투입된 유스호스텔(연면적 약 5584㎡)을 4월부터 운영 중이다.

유스호스텔은 청소년 단체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광객이 머무르며 체험 및 수련 활동을 할 수 있다.

본관동·숙소동·식당동·야외무대·부속동·캠프장 등을 갖췄다.

수원은 자체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용인 에버랜드 등과 가까운 접근성으로 청소년이 수학여행하기 좋지만, 정작 단체인원을 수용할 시설은 없었다.

시는 이에 하루에 186명이 숙박할 수 있고, 야외에 28면 규모의 캠프장이 있는 유스호스텔을 설립했다. 기존 농촌진흥청 (구)농어촌개발연수원 건물을 증·개축한 방식이다.

이후 유스호스텔은 인기를 몰았다. 개장 이후 5~6월 객실에 머문 순수 이용객만 4000여명에 달한다.

캠핑장·프로그램 이용객을 합치면 두 달 사이 7000여명이 찾아왔다.

객실 예약률은 약 34%(이용률 약 29%)로, 전국 유스호스텔 인기도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유스호스텔 관계자들은 희소식에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바로 전투기다. 하루 3~4차례 발생하는 전투기 소음이 이용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전투기 소음을 체험했을 리 없는 타 지역 이용객은 더욱 걱정이다.

실제 서울, 부산 등 이용객이 소음에 놀라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캠핑을 이용한 적 있는 A씨는 "다른 지역 사람들은 공항에 뜨는 비행기 수준인지 알았다가 전투기 소음의 위력에 당황하더라"고 전했다.

국방부와 공군에는 이런 사정을 알리거나 수원과 화성시의 소음피해를 줄이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군공항 이전'을 촉구하는 민원까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스호스텔 측은 예약문의, 사전답사 모두 두 차례 과정에 걸쳐 "전투기 소음이 심각하다"는 안내를 해 이용객이 먼저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투기가 야간까지는 운행하지 않아 이용객이 숙면방해를 당할 일은 없다.

유스호스텔 관계자는 "다행히 이용객이 항의하는 일은 아직 없고 좋은 시설로 인기도 얻었으나, 전투기 소음이 안타까운 건 사실"이라며 "어쩔 때는 이용객들에게 전투기 환영식이라는 등 농담을 해 분위기를 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