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검토중" 되풀이
"민주당 시 정부, 한국당 공약 부담 느끼나" 추측

20년째 표류 중인 소래나들목(IC) 설치 찬반 주민 투표가 실시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인천시는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찬성 주민이 다수로 확인됐지만 사업에 진척이 없자 일각에선 이 사업에 정치적 셈법이 깔린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일보 4월9일자 19면>

인천시는 소래IC 설치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소래IC 사업은 논현 1~2동, 논현고잔동을 지나는 청능대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1990년대 말 결정된 소래IC 건설 사업은 그간 주민 찬반이 갈려 20여년 간 표류하다 올 2월 말 이 일대 주민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투표 참여자 1만481명(12.56%) 중 7475명(71.32%)이 찬성한다는 결과가 도출돼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여전히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소래IC 설치가 자유한국당 차원의 공약이었던 점이 회고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자유한국당 유정복 당시 시장 후보는 '소래IC 조속 개통'을 남동구 지역 공약으로 삼았다.

또 낙선한 자유한국당 황흥구 인천시의회 남동구제1선거구(논현1·2동·논현고잔동) 당시 후보, 당선된 자유한국당 민창기 남동구의회 가선거구(논현1·2동·논현고잔동) 의원도 소래IC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당시 시장 후보를 포함한 이 일대를 지역구로 두고 출마한 민주당 후보 중에는 이 사업을 공약으로 삼은 사람이 없다. 현 민주당 시 정부에서 이 사업 추진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소래IC건설추진위 관계자는 "말로 표현을 못하겠지만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다고 본다"며 "다른 사업들이 진행되는 속도를 보면 소래IC는 벌써 설치하고도 남았다.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치적인 이유) 그런 것 때문은 아니고 영동고속도로 확장과 군자요금소 이전 문제 등 검토할 게 많아 시간이 걸린다"며 "찬반 여론도 있기에 검토 과정을 공개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